서울/홍대) 전설처럼 내려오는 서울 떡볶이 탑3, 2023년 버전 홍대 조폭떡볶이

약 20여년 전, 신촌과 홍대 일대에서 놀아본 사람들은 모두 아는 그 이름. 홍대 조폭 떡볶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떡볶이집 이름이 왜 하필 조폭 떡볶이냐 마약김밥이랑 비슷하게 자극적으로 지은 게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는데 이 이름에 대한 전설이 있었습니다.
* 홍대 조폭떡볶이에 대한 전설은 마지막에 공개할게요. * 물론 지금 생각하면 카더라 아닐까 싶지만 당시에는 진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였지요. 당시 홍대는 클럽과 카페거리 문화에 붐이 일어 젊은이들의 성지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메인 스트리트에 조폭떡볶이라는 이름으로 트럭에서 포장마차 식으로 떡볶이를 파는 아저씨들이 있었는데, 굉장히 맛이 있어서 금세 유명해졌습니다. 본디 떡볶이란 음식은 클럽을 갔다가도, 노래방을 갔다가도 또 카페에 갔다가도 언제든 잠깐 들러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다가 아저씨들이 새벽까지도 장사를 했기 때문에 홍대 나들이의 단골 코스로 자리잡더랬습니다.
멀리서 홍대 구경을 오는 사람들도 조폭떡볶이는 꼭 가봐야할 곳으로 꼽히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홍대 거리 정비사업이 시작되면서 노점상들이 정리되고 이 트럭도 없어질 위험에 처합니다. 하지만 이미 돈을 많이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아저씨들은 트럭이 있던 자리 바로 앞에 있던 점포에 들어와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여기야말로 자리가 널찍해서 새벽까지 장사가 어찌나 잘되던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것 같았습니다.
그 맛이 변하지 않은 건 말할 것도 없고, 기억하기로는 생활의 달인 같은 방송에도 한 번 출연하면서 그 유명세를 굳건하게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홍대 클럽문화도 사그라들고 무엇보다 홍대 상권이 약화되면서 홍대 전체의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경리단길이나 성수동 카페거리 등 새롭고 참신한 동네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고, 그 사이 너무 상업화 되어버린 홍대 거리는 더이상 사람들이 모이는 약속장소로써 인기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외국 관광객들의 유입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홍대 거리도 마치 명동 거리와 같은 수순을 밟게 되었지요.
그럼에도 조폭떢볶이는 점포 자리를 10년 이상 지키며 꽤 오래 장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2023년 오랜만에 홍대를 찾아 추억의 조폭떡볶이가 간절히 생각나서 포장해 가려는데….!! 두둥………..
설마 너도 없어진거니…………

10년이 넘게 굳건했던 떡볶이집의 간판은 온데간데 없고 안에 있던 의자와 테이블도 모두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간판도 이미 떼어진 상태라 창문에 붙어있는 홍대 조폭떡볶이 스티커로만 이 곳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혹시나해서 검색해보니 홍대 조폭떡볶이는 아직 영업중이라고 뜨고 매주 화요일 휴무라고 합니다. 마침 화요일이었긴 하지만 이건 휴무 분위기가 아닌데 싶어서 아쉬운 마음을 부여잡고 집으로 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대박 반전!!!! 이게 웬일!!! 홍대입구역 근처에 조폭떡볶이가 옮겨 와 있었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달려갔지요.

예전 트럭에서와 이전 점포에서보다 훨씬 깔끔해진 모습입니다. 요즘 프렌차이즈 떡볶이집들 인테리어가 생각 날 정도네요. 포장하는 곳과 먹고가는 매장이 따로 구분되어 있고, 심지어 키오스크가 있는 점에 놀랐습니다.
역시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홍대 조폭떡볶이는 그새 굉장히 세련되게 변신한 모습입니다.

매장 안이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테이블은 넉넉한 편입니다. 평일 저녁시간 전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들어차있네요. 떡볶이는 식전 식후 가리지 않으니까요.

홍대 조폭떡볶이의 바깥자리는 이렇게 포장마차처럼 되어 있습니다. 인테리어와 색감만 보아도 영락없는 포장마차 분위기인데 집기들이 너무 새삥인 티가 납니다. 아마 점포를 이전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전 가격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부담없이 1인분을 시켰던 것 같은데 이제 물가도 많이 올랐다보니 조폭떡볶이의 1인분 가격도 여느 프랜차이즈 못지 않은 4천원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라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포장마차 분위기에서 바로 먹는게 제맛이지만, 저는 가족들과 함께 먹기위해 순대와 떡볶이를 포장해왔습니다. 떡 찰진거 보이시죠? 윤기도 좌르르르-
많이 달지 않고 또 너무 자극적이게 맵지 않은, 그때 맛있게 먹었던 딱 그맛입니다. 이게 진짜 없어졌으면 어쩔뻔 했어!!!
요즘 너무 자극적인 떡볶이들에 길들어져서인지 약간은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그때의 추억들을 회상하며 먹어서인지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 조폭떡볶이는 이름때문이었는지 당시 실제 조폭이었던 아저씨들이 개과천선하고 트럭에서 떡볶에 장사를 시작한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실제로 아저씨들만 장사를 하시는 게 신기해보이기도 했고요. 약간 투박하시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후에 사장님이 티비에 나와서 서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하신 적이 있긴 한데…?
* 조폭떡볶이가 특출난 건 아닌데 워낙 맛있고 중독성이 강했던터라 조폭들이 ㅁ약을 탄게 아니냐는 소문까지도 돌았었던 적이…그정도로 맛있었다는 거죠.

제 입맛에는 그때 그맛 그대로였던 2023 뉴버전 조폭떡볶이. 서울 3대 떡볶이 중 하나였던 조폭떡볶이를 홍대쪽에 가신다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 홍대 조폭떡볶이 영업시간 및 주차
위치: 서울 마포구 홍익로6길 38
영업시간: 오전 11시 - 새벽 6시(!!!)
주차: 주차공간 따로 없음. 대중교통 추천 혹은 공영주차장에 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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